<인사이드 르윈>, 고독한 기타맨은 돌고 도는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취미생활


함께 듀엣을 하던 파트너가 자살했고, 솔로가 되었지만 듀엣 시절 노래는 부르기 싫고, 음악을 계속 해야 할지, 할 수 있을지조차 회의가 드는, 대충 살아온 포크송 가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인사이드 르윈’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아니라 한밤중 산길에서 동물을 차로 치는 장면이었다. 르윈은 새 소속사를 찾아 시카고까지 항했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오는 길이다. 그는 갑자기 길에 뛰어든 동물을 들이받는다. 깜짝 놀라 차를 세운 르윈은 범퍼에 묻은 피를 확인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뒤를 돌아본다. 시체는 없다. 죽은 줄 알았던 동물(들개? 들고양이?)은 멀쩡히 살아있다. 다리를 저는 듯 보이긴 하지만, 태연한 태도로 천천히 걸어 숲 속으로 사라진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눈발과 그 뒤로 보이는 동물의 실루엣은 그 자체로 아름답거니와, 그 순간 르윈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생긴 듯 보인다.


변화는 작디작다. 바뀐 것보다 머물러 있는 것이 많다. 영화의 첫 장면이 마지막 부분에서 반복되는 독특한 구조가 르윈의 삶이 여전히 비슷한 자리에 머물러있다는 걸 알려준다. 르윈은 첫 장면과 마찬가지로 친한 교수 집의 소파에서 얻어 자고, 가슴 위에 올라탄 고양이 때문에 잠에서 깬다. 무대에서는 같은 노래를 부른다. 그의 노래 가사처럼, 그가 길에서 본 영화 포스터처럼, 제 발로 집을 찾아온 고양이의 이름 율리시스처럼, 그는 모험 가득한 여정을 떠났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모험을 겪은 뒤의 르윈은 겪기 전과 조금 달라졌다. 그 작은 차이가 보는 사람의 마음에도 울림을 준다. 남의 집고양이를 잃어버린 르윈이 야생동물의 생명력을 마주한 순간 이후, 그의 태도엔 작은 변화가 생긴다. 진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줄도 알고, 무대에서 듀엣 시절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 르윈은 자신이 조롱했던 여자의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관객이 본 장면이다. 그러나 코언 형제가 첫머리에서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고 숨겨뒀던 것과 달리, 르윈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여자의 남편에게 “잘 가시오”라는 인사를 건넨다. 남편에게 하는 말인 동시에, 마치 가라앉아 있던 시절에 보내는 작별 인사처럼 들린다. 그의 삶이 극적으로 달라지진 않겠지만 최소한 스스로를 위로하는 법은 알게 됐을 것 같다.


(+) 기억에 남는 장면. 지하철을 탄 고양이가 홱홱 지나가는 불빛을 구경하는 모습. 모처럼 아버지에게 노래를 들려줬는데 아버지가 똥을 싸는 장면, 야생동물을 친 뒤 자기 아이가 있는 동네로 빠질 수 있었지만 그리고 가지 않는 르윈, 


덧글

  • 지나가다 2014/09/05 21:59 # 삭제 답글

    ㅠㅠ이 리뷰를보니 제가 놓친부분이 정말많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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