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취미생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돌아오는 길,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길거리의 사람들은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춥지 않았다. 영화의 온기가 몸에 남아있어서 그랬을까. 이 영화의 등장 인물들은 셔츠에 자켓만 걸친 채 눈 덮인 산등성이를 돌아다니면서도 추운 기색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이 영화는 시얼샤 로넌이 맡은 캐릭터 아가사를 닮았다. 구스타브(랄프 파인즈)가 아가사에게 한 말처럼, 이 영화는 순수하게 아름답다. 이 영화는 또한 아가사가 만드는 과자처럼 층층이 쌓인 노스텔지아(옛 영화들로 한 층, 옛 동유럽으로 한 층)로 이뤄져 있다. 이 영화는 또한 아가사가 만드는 과자처럼 설탕이 과용되었지만 거북하지 않은 단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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