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포항 대 제주 제주

너무 오래됐지만, 기록삼아 남기는 도판. 포항 2-3 제주

제주의 선발 라인업. 거의 베스트 멤버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항을 상대로 전혀 우세한 경기를 하지 못했는데...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이건 수비시의 포진이다. 좌우의 자일-배일환이 거의 윙백처럼 보일 정도로 자기 진영으로 깊숙이 내려갔다. 게다가 허재원-박진옥 앞에서 라인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지나치게 벌려 섰기 때문에 거의 6백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런 기형적인 수비 포진은 중원을 휑하니 비우는 부작용을 일으켰고, 포항의 황진성 등 미드필더들은 중원의 빈 공간에서 자유롭게 패스를 뿌릴 수 있었다. 즉 자일과 송호영 사이 공간, 그리고 정경호와 배일환 사이 공간이 너무 넓었으며 이 공간이 제주의 약점이었다.
나중에 김영민 코치를 만나 이 날 수비 전략에 대해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김 코치는 이런 식의 수비를 지시한 것은 아니고, 선수들이 포항의 측면 공격을 의식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물러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아무튼 이겼으니 된 것 아니냐'는 쿨한 태도를 보였다 ㅋ 경기 내용에서 밀렸다는 말은 김 코치가 먼저 꺼냈다. 그럼에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역습 상황마다, 또 포항 수비가 실수할 때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산토스의 맹활약 덕분. 


이건 포항. 이명주와 황진성이 괜찮은 패스를 넣으려 노력하긴 했는데... 위치선정만 좋은 고무열과 한 방밖에 없는 김진용, 작년만큼 활약하지 못하는 아사모아가 제대로 조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제주의 포진이 이상해서 포항이 우세한 경기를 한 것 뿐, 포항도 딱히 계획적이었다고 하긴 힘든 경기. 그래서 결국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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