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한국축구 by 제라드 누스 왼쪽 서랍

정해성 감독은 2010년 스페인 연수 당시 제라드 누스 피지컬 코치와 인연을 맺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라파 베니테스와 함께 리버풀에서 일했던 뛰어난 재원이었다. 이듬해 전남행이 결정되자 정 감독은 누스에게 한국행을 권했고, 1년 동안 함께 생활했다. 전해들은 바로는 훈련의 상당 부분을 누스에게 일임할 정도로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리버풀과 결별한 뒤 파워블로거(http://www.rafabenitez.com)가 된 라파는 작년 말 누스에게 한국 축구에 대한 글을 받았다. 영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스페인 축구인이 한국 축구에 대한 글을 왜 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파베니테스닷컴의 광범위한 관심사를 감안할 때 동아시아 축구에 대한 글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

사실 그리 색다른 시각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외부인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라면 다른 컨텍스트 위에서 구성되는 법이니, 흥미로운 지점들은 꽤 있었다. 그래서 번역해 봤다. 원문이 게시된 날짜는 작년 11월 18일이다.

덧붙이자면, 원문에는 리플이 딱 하나 달렸는데 "그 나라 입장료는 커피보다 싸던데? 존나 깜짝 놀람!" 정도의 내용이었다. 

(사진출처 : 풋볼리스트 인터뷰)

먼저 말해둬야 할 부분은, 한국 축구의 기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사회역사적 맥락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일한 한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생활 수준을 발전시켜 왔다. 2007년 월드 뱅크 리스트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수준은 세계 13위이다. 형제 국가인 북한과 1945년 평화 협정 없이 분단됐고 극심한 정권 교체를 겪은 뒤, 1987년 민주주의가 찾아왔고 오늘날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사회 의식이 높은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국제적으로도 가볍게 취급되지 않는다.

그럼 이런 측면이 어떻게 축구에 영향을 줬을까? 모든 측면에서의 솔직한 속성이 선수들을 규율적이고, 아주 근면하고, 용감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은 유럽의 최고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한다. 몇몇 예를 찾을 수 있다. 박지성, 이청용, 지동원처럼. 얘네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로는 전부다.

리그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번역 생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그는 발전 중이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야구인데, 이 양키 스포츠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축구도 더 많은 인기를 위해 노력 중이다.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리그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방법론을 지닌 외국인 지도자들을 데려와야 한다. 리그 시스템과 큰 클럽들의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시즌 운영을 유럽 리그들처럼 해야 한다(추춘제 도입). 외국인 선수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플레이 스타일

K리그의 스타일은 선수, 감독, 학원 축구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경기는 아주 피지컬적이고, 힘이 지배하는 가운데 도전적이고 열정적이다.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 매주 보고 흥분하게 되는 특징이다.

예외를 전제하고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는 스페인보다 잉글랜드에 가깝다. 잉글랜드 축구의 기본적이고 원형적인 모습 말이다. 더 많이 공을 터치하는 기술적, 전술적 축구를 잉글랜드 축구와 잘 섞을 줄 아는 훌륭한 외국인 감독들(리버풀의 라파나 아스날의 벵거처럼)의 방식과는 다르다. 한편, 이웃 일본의 스타일은 좀 더 스페인에 가깝다. 기술적으로 더 낫고, 전술적으로 잘 조직되어 있다.

수비에 5명, 공격에 1명을 두는 수비적인 접근법이 드물지 않다. 4명씩 두 개의 라인을 만들고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세우는 고전적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흔하다. 내가 일한 전남에서는, 수비 라인, 4명의 선수가 형성하는 두 번째 라인 아래에 있는 홀딩 미드필더, 최전방의 1명을 뒀다. 1-4-3-3 시스템이었지만 측면 미드필더들이 소극적(withdrawn)이었다.

K리그 팀들의 또다른 측면은 외국인 선수들의 영향력과 그들이 가진 특징이다. 그들은 보통 선두 경쟁을 위해 필요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에 오기 전 몸담았던 곳의 축구 스타일을 가져온다. 하지만 경기가 지속되고 피로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더 공격적인 선수들이 더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 출신(주로 브라질 출신)들이 이러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수비에 덜 가담하곤 한다. 물론 이는 개선될 수 있다. 그리고 경기장 안의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교체가 중요한 수단이 된다.

전남 드래곤즈

한국 축구에 대한 내 경험을 이야기하며 전남 드래곤즈 - 리그에서 제일 중요한 팀 중 하나 - 에 대한 별도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 팀에서 일했기 때문에, 스쿼드와 형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시즌 말의 몇몇 경기를 제외하면, 선발 라인업은 1-4-3-3이었다. 전남은 젊은 팀이었고, 의지적이었고 경쟁적 - 앞서 말했듯 한국적인 특징이다 - 이었지만, 베테랑 골키퍼 운재(월드컵에 4번이나 출전한 골키퍼는 거의 없다)도 포함하고 있었다. 두 명의 브라질 선수인 인디오와 웨슬리, 그리고 콜롬비아 미드필더 하비에르 레이나, 그리고 호주 센터백 로버트 '코니'가 다른 선수들과 좋은 조합을 이뤘다. 수비형 미드필더 승희나 공격형 미드필더 현승같은 선수들이 스타팅 라인업의 토대였다. 승희는 부러울 만한 롱패스를 지닌 동시에 또다른 두 미드필더 아래서 공간을 막는 역할을 했다. 그 두 미드필더 중 한 명인 HS(현승)은 서울에서 임대온 선수였는데 팀에서 가장 재능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래 뭐, 그가 좀 작은 것 같긴 하지만 훌륭한 기동성과 좋은 마무리 패스를 지녔고 심플한 축구를 했다. 콜롬비아 U-20 월드컵에 나갔던 3명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중앙 미드필더 김영욱(강하고 젊다), 스트라이커 이종호(순수한 에너지와 힘을 지녔다), 그리고 수비수 황도연(제공권이 좋고 공을 잘 다뤘다)이었다. 

만약 우리가 스탯에 한정짓는다면, 전남은 지난 시즌에 비해 진보한 팀이었다. 이번(2011시즌)에 우리는 39포인트를 벌었는데 작년보다 7점이 더 많은 수치였다. 만약 이 스탯으로 충분치 않다면, 실점 스탯을 보면 더 긍정적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2011/11/18)겨우 20골을 내주며 최소실점 2위인 전북과 포항보다 나은 기록을 지녔다.

덜 긍정적인 면을 지적하자면, 득점력이 문제였다. 의심의 여지없이 지동원 - 한국 대표팀 주전 공격수 - 이 선더랜드로 이적한 것은 상대 문전에서의 경기력을 약화시켰다.

미래

그리고 무엇을 내다보아야 하는가. 일본, 한국, 최근 돋보이는 중국 등 아시아 축구 리그들의 발전, 그리고 최고 레벨에서 몇몇 선수들이 거둔 성공, 그리고 선수를 찾아 자기 리그의 가치를 높이려는 유럽 팀들의 경쟁, 이런 것들이 진정 긍정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희망을 가져보자. 

제라드 누스, 전남 피지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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