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3v2 성남, 2012/03/03
주요 영입생 중 이 날 제외된 선수는 황재원과 김성준. 황재원은 부상 회복중이라 어쩔 수 없이 빠진 반면 김성준은 (아마 별 이상 없었을텐데) 후보 명단에도 못 들었다. 윤빛가람이 공미가 아닌 중미로 분류됨에 따라 김성준은 4선발로 밀린 것 같다. 빛가람+김성환이 최우선 순위이고 그 다음이 전성찬, 그 다음이 김성준.
윤빛가람과 김성환의 조합은 몇 가지 문제를 드러냈다. 먼저, 도판만 봐도 뭔가 어색해보이는 윤빛가람의 위치. 윤빛가람은 공수 양면에서 적극성이 떨어지는 전형적 테크니션이다. 감독이 '쪼아' 주지 않으면 중원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신태용 감독이 얼마나 쪼아 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
전북의 압박에 막힌 성남은 전반전 내내 제대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들어 흐름을 바꿨는데, 이는 오른쪽 측면 공격의 활성화 덕분이었다. 에벨톤이 중앙으로 돌아 들어가면 박진포가 기세넘치는 오버래핑을 선보였다. 최철순에게서 '투지' 닉네임을 빼앗아올만한 폭풍 활약. 심지어 진경선을 상대로 1대1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며 진경선을 쪽팔리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 시즌의 성장세가 동계 훈련 기간에도 유지됐나보다. 결국 1도움 기록.
한상운은 동료들과 함께 공격을 전개할 때 센스있는 볼터치로 흐름을 살릴 수 있는 재능이 있다. 하지만 이 날처럼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별 영향력이 없다. 사실 포텐 터진 건 중앙 공격수로 기용되던 때이기 때문에, 왼쪽 날개로서 제 스타일을 찾고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
요반치치는 좋은 몸싸움을 지녔으나 K리그 템포에 적응이 덜 된 듯하다.
에벨찡요는 언제나처럼 기민한 모습.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공격 전개를 돕고 문전에서 득점을 노리는 플레이.

전북은 흥미로웠다. 지난 시즌의 베스트일레븐에 비해 바뀐 선수는 단 3명. 심우연->임유환, 서정진->진경선(그리고 박원재가 왼쪽 윙으로 전진), 정훈->황보원. 이 3명의 변화가 상당히 많은 변화를 불러 왔다.
지난 시즌의 전북은 물론 매력적인 팀이었지만, 4-2는 수비하고 3-1은 공격하는 단순한 팀이었다. 그나마 풀백은 자주 오버래핑했지만, 중앙 미드필더들은 전방 침투를 매우 자제하고 뒤에 머무르며 나머지 4명의 닥공을 지원했다.
그런데 황보원은 정훈보다 공격적인 선수다. 성남 진영 깊숙이 전진해 공격을 지원하고 싶어 하는 캐릭터다. 그러니 풀백까지 가능한 박원재를 전진 배치한 것은 황보원 기용으로 인한 수비적 리스크를 보완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공수 밸런스를 고려한 이흥실 감독의 선택?
결국 황보원 기용으로 인해 전북의 수비6:공격4 구도는 깨졌다. 지난 시즌보다 좀 더 복잡하고 유동적인 팀이 된 셈. 그래서인지 새로 영입된 선수도 없는 주제에 경기 내용이 꽤 어수선했다.
최강희 감독이 만든 팀을 그대로 물려받은 이흥실 감독이 어떤 변화로 자기 정체성을 드러낼지 엄청 궁금하다. 올 시즌 K리그 보는 주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루이스는 좀 별로였다. 살쪘나?
덧글
오타는 수정하겠습니다. ^^